어디에서도 반응이 없다.

반응이 없다....?

반응이 없다....!


무반응...!!!!!!!


nhn 넥스트 재단도, 네이버 이사회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물론 의견을 취합해 간 이종우 사외이사(숙대 교수) 님이 언제 이사회 회의가 열릴지 확답을 못해주고 가셨다지만, 분명 녹취록이건 회의록이건 학생들의 의견이 전달되었음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재단 측에서는 더더군다나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nhn next 사진지난 사외이사 간담회에서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간식. 귤은 아무도 손을 못댔다고 한다.(물론 끝나고 없어졌더라...!)



개인적으로는 이 상황이 잘못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잘못 흘러온지는 1년여가 다 되어가지만, 그것은 차치하고 학생들의 의견과 불만이 전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평온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 뿐인 것 같다. 이대로 


"으응~으응~ 그래써~ 그런데 2015년에 새 학기는 시작해야겠지~? 

자 얘들아~ 준비~땅!"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유야무야 흘러서 넥스트 교수님들은 다 그만두시고, 학생들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심각하게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이번 학기 공부, 제대로 죽 쒔고 어디다 피해보상이라도 해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지만 네이버 메인에 띄워놓고 사회를 상대로 공언했던 것들도 홈페이지 구성을 바꾸는 것만으로 '없었던 일'로 하려고 하는 네이버 측에 뭐라고 하겠는가. (참고자료: www.nhnnext.org ) 야금야금 합의되지 않은, 혹은 공지되지도 않은 내용이 홈페이지에 올라가고, 변경되었다. 


 이제 nhn 넥스트의 게임전공은 개털된지 오래다(게임 전공하는 친구들에게 개털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미리 사과드림. 그렇지만 개털이라는 단어말고 도대체 이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떠올릴 수 없었음. 나의 빈약한 어휘력을 탓하고 더 적절한 단어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길 바람). 게임 클라이언트를 혼자 담당하고 계셨던 박모 교수님이(성함을 익명처리해야하는 것인지도 오랜 고민을 했지만 동의가 없었으므로 일단은 익명처리하기로 함) 인격모독에 가까운 감사에 시달리다가 학기 중에 사표수리를 뚝딱 해버렸다. 인격모독에 가까운 감사인 이유는, 다른 교수님들도 다 똑같이 느끼신듯 하기 때문. 이번 간담회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박모 교수님의 사표수리에는 여러가지 의미와 맥락이 있겠으나 가장 표상적인 의미는 '더 이상 게임전공에 투자하지 않겠다' 라는 것으로 보였다. 학기 중에 그만둔다는 교수님을 학생들의 학업을 위해 말리기는 커녕 사표 제출한지 며칠도 안되어 "이번주 금요일까지 정리하시죠" 라는 언행을 취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더니 수업 공백이 생긴지 한달여만에 이렇게 사태가 확산되니까, 이제 와서 "게임 클라이언트 교수 계약서 사인하기 직전"이라는 변명을 내놓는다. 변명도 먹힐만 할 때 내놔야 순진하게 네네 하면서 들을 수 있을텐데 말이다. 


 물론 웹에 열심히 투자하는 네이버 입장에서 이제 게임 전공은 더 이상 투자해봤자 득볼 것이 없으니 그렇게 하더라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 역시 "득" 이라는 부분이다. 왜 처음에는 득보기 어려운 게임 전공을 신설하고, 창업트랙도 신설했을까. 그 때는 비영리기관인 NHN NEXT로부터 이득을 취할 생각이 없었으나 이제는 그러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기부하고, 자리 마련해주고, 네이버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한다고 그렇게나 홍보하더니 이제 와서 한다는 일은 결국 네이버 전용 인력양성 기관으로 만들 작정이었다니. 대기업이라는 곳이 하는 행태가 이러하니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참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오늘 판교까지는 몸에 입력된 알고리즘처럼 도착했는데 H스퀘어 건물에 도저히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때마침 서글프게 눈발이 휘몰아치기에 눈이나 맞으면서 처량해진 신세 한탄을 하며 미끌거리는 돌바닥을 헤메었다. 때마침 옆건물에서 식사중이시던 지도교수님이 날 목격하고 연락하신 것은 함정. 고작 상황에 의한 스트레스를 컨트롤하지 못해 수업 빼먹은 것을 알아차리신 점은 더 큰 함정. 


 매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현재 넥스트 사태의 변화 추이에 대해서 글을 쓸 작정이다. 내가 인생을 살면서 이런 식의 글을 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내부인은 즐겁게, 외부인은 심각하게 읽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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