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략한 1인 꽃시위 일지 간략한 1인 꽃시위 일지


 안녕하세요. 지난 1월 20일 부터 이사회가 열렸던 28일까지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던 썬,더 호글(다영글)입니다. 시위가 끝나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쉽사리 글을 쓸 수 없었던 것은 참 많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에서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지만, 지키겠다는 약속의 범위가 어디까지일지 확실치 않고, 또 다시 그러한 약속을 믿어야 하는 저희들의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상황과 관계없이, 이렇듯 간략한 일지와 글을 올리는 것은 제가 이번 1인 시위를 통해 느낀 것을 많은 분들께 전달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우선, 이번 시위를 통해 저는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그렇게 순진하고 바보같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제가 이번 시위를 나가게 된 이유는 이미 앞선 글([NHN NEXT(넥스트)] 학생이 네이버에게 사회적 약속이란 무엇인지 묻습니다)에 모두 담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넥스트의 학생으로서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이 아무 것도 없어서...제발 저희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알리기 위해서...방법이 정말 없어서 그린팩토리 앞에 나섰던 것입니다. 


 저는 비록 혼자 서 있었지만, 친구들과 교수님들의 마음을 함께 가지고 온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 무거운 마음으로 한 시간을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피켓을 들고 있는 것만으로는 바쁜 출근길, 더 많은 분들께 저희 상황을 알릴 수가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꽃을 나눠드리게 되었고, 꽃시위를 시작하면서 비로소 더 많은 분들께 저희 이야기를 전달하고 소통한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시위를 제지하시던 분들도, 웃으면서 인사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눈길 한번 주지 않으시던 분들께도 꽃을 드리면 살포시 미소지으며 사양의 눈인사를 해주셨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라며 인사 드리면 "고맙습니다" 하며 대답해주셨습니다. 그린팩토리 앞에 서 있는 일주일 동안 정말 많은 분들께서 "힘내라" , "응원한다", "추운데 고생많다" 는 등의 말씀을 건네어주셨습니다. 


 미련하고 바보같이 저희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나섰지만, 진심이 전달될 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고, 들어주셨습니다. 저는 이번 일을 통해서 진심의 힘을 배웠습니다. 아무리 바보같아도, 진심으로 이야기 하면 그것이 전달되는 사회라는 것을...이번 1인 꽃시위를 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웬 사진인가 하시겠지요? 제가 시위를 나갔던 7일 중에 마지막 날이 가장 추웠습니다. 나눠드리던 장미꽃이 한 시간도 채 안돼서 다 얼어붙어 시들해질 만큼 날씨가 추웠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날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힘내라", "마지막이니 기운내라" , "추운데 고생한다" 하시며 따뜻한 음료들을 건네어 주셨습니다. 보시다시피 너무 많이 주셔서 나중에는 마음만 받겠다며 사양을 하거나, 어렵게 사양해도 손에 쥐어주고 가시는 분이 많이 계셨습니다. 


 이렇게 제 걱정을 해주신 분들만이 저희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신게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많은 분들께서 며칠동안 넥스트 상황에 대해서 더 관심 가져주셨고, 걱정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기분 좋은 출근길에 제가 큰 소리로 외쳐대는 말들-"안녕하세요 넥스트 학생입니다! 꽃 한 송이 받아가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넥스트 문제에 관심가져주세요! "- 에 불편하셨을 수도 있는데 호의를 가지고 꽃을 받아주시고, 따뜻한 시선으로 저희를 지켜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넥스트에 입학할 당시, 학업계획서의 제목은 <고맙습니다> 였습니다. 학업계획서를 쓰는 것만으로도 제 삶의 방향을 다시 한번 정의할 수 있었고, 동시에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고맙다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넥스트 학생으로서 저희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셔서 고맙습니다. 곧 넥스트가 폐지될지 모른다는데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어 친구들과 교수님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쥐고 길에 나섰을 때, 저희의 마음을 잊지 않고 돌아봐주셔서 고맙습니다. 


 NHN NEXT 사태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물론 네이버 이사회에서 NHN NEXT를 폐지하지 않으며, 사회적 약속을 지키겠다고 다시 한 번 공언했지만, 또 언제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모르는 채 불안해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이 넥스트 학생들의 현실입니다. 많은 교수님들께서 저희를 가르치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남아주실 것 같지만 예전과 같지 않은 불안감과 학습환경에 처해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NHN 넥스트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주세요. 많은 관심이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저희들은 예전처럼 프로그래밍과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저희들과 이후에 들어올 저희의 후배들이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관심 가져주세요. 저희는 더 노력해서 좋은 인재가 되어 나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그동안 저희의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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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씨 2015.02.03 00:29 신고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사람들 많이 있었을 겁니다. 상황을 알고 있기에 굳이 꽃을 받으러 가지 않았기도 하구요^^ 약속을 지키도록 많은 이들이 지켜볼 겁니다

    • 썬,더 호글 2015.02.03 21:32 신고

      감사합니다...
      꽃을 일부러 받지 않은 분들이 계셨군요..ㅠㅠ(매일 꽃을 조금씩 남겼는데..)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소리를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그것밖엔 드릴 말씀이 없네요..ㅠㅠ

  2. 2015.02.18 00:50

    비밀댓글입니다

    • 썬,더 호글 2015.03.03 01:33 신고

      헛, 제가 댓글을 너무 늦게 봤네요;;
      안녕하세요. 아마 오늘 첫 수업을 들으셨겠네요. 소소한 간식은 괜찮습니다. 저도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집단을 위해서 한 일인걸요. ㅎㅎ 대신 송희님께서도 넥스트에서 제가 느꼈던 문화를 꼭 느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3기분들께서 많이 외로우시리라 생각해요. 2기가 입학했을 때도 1,2기가 섞이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넥스트 기존 문화는 넥스트 공간 안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하자,라는 게 있었는데 이제는 외부인이 너무 많이 들어오면서 그런 문화조차 사라졌어요...저도 안타깝지만 3기분들이 이제 어떤 방식으로 기존 학생들과 융화되어야 할지 방법이 상상이 안되네요..
      지나가다 혹시라도 뵙게되면 알려주세요. 제가 약한 안면인식장애가 있지만 이름은 잘 안 잊어버리거든요.ㅎㅎ 잘 부탁드립니다.^^

NHN 넥스트 이슈에 대한 네이버 이사회 논의 결과를 말씀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지난 28일 네이버 이사회가 진행되었고, NHN 넥스트에 대한 건도 토의 안건에 포함되었습니다. 네이버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알려드립니다.


네이버 이사회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좋은 인재들을 양성하자는 고귀한 취지로 시작한 NHN 넥스트가 최근 내부 문제로 인하여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네이버 이사회는 그동안 사외이사 또는 기타 경로를 통하여 교수(연구원), 학생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관련된 내용들에 대해 깊이 검토해 보았습니다. 교수와 학생들의 주장 중 공통적인 것들은 NHN 넥스트가 원래 약속하고 추구하였던 방향을 계속해 달라는 것과 그간의 재단의 진행과정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라는 것이라고 간단히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사회는 먼저 2011년 NHN 넥스트의 설립 당시의 이사회 논의 및 결정 내용 등을 살펴 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 이사회는 당초 NHN 넥스트의 설립 취지가 우리 사회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대학과는 차별화된 교육을 통해 배출되는 현장형 인재, 예컨대 네이버나 그와 유사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당장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넥스트의 설립취지가 사회공헌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던 것과 학생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학생들이  교육 이수 후 네이버에 근무할 의무가 없음을 분명히 한 바 있습니다) 또, NHN 넥스트의 교육의 성과를 측정하는 하나의 목표로서 설립후 4, 5년 이후부터는 넥스트 졸업생을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의 기부금을 받는 등 넥스트의 재정적 자립을 도모하는 발전 계획도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NHN 넥스트가 새롭게 설립된 비학위수여기관이라는 한계점과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또한 최고의 교육과 비전을 제공하기 위하여 노력한 교수진의 진심과 노력도 확인했으며, 네이버의 진정성과 의지를 믿고 NHN 넥스트를 선택해주었던 학생과 교수들에게 감사와 함께 책임감도 느꼈습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와의 약속을 위해 NHN 넥스트가 계속 발전해가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했습니다.


 다만, 재단의 보고를 통해 확인한 그간 운영상의 여러 난점 등을 놓고 생각해 볼 때, 설립 후 2년이 지나 제 1기 학생이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고,  최초 설립 준비까지 포함한다면 3년 이상이 지난 지금, NHN 넥스트의 기존 방향성이 과연 지속가능한 적절한 방식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검토해 볼만한 충분한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에 네이버 이사회는 IT전문가, 외부 교육 전문가, 현 교수진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를 빠른 시일 내에 구성해서 NHN 넥스트의 변화 방향에 대해 논의해 가도록 결정했습니다. 본 건의 구체적 실행은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에게 위임하였습니다.


또한, 현 NHN 넥스트 학생들이 차질 없이 본래 의도하였던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으며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면밀히 지원하겠습니다. 대학원대학 설립 계획에 대해서는 그 취소까지도 염두에 두고 전면 재검토할 계획입니다.


네이버 이사회가 그동안 NHN 넥스트의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며 확인한 점은 학생, 교수, 재단, 네이버 모두 NHN 넥스트가 보다 발전적인 미래를 맞이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전문가 위원회가 NHN 넥스트의 발전 방향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도록, 또, NHN 넥스트가 잘 운영, 발전할 수 있도록 네이버 이사회도 계속 학생, 교수들과 소통하면서 관심을 놓지 않고 지원하겠습니다.



 이상이 지난 1월 28일 열린 네이버 이사회의 NHN NEXT에 관한 회의 결과를 전달받은 글입니다. 


넥스트는 폐지되지 않았고, 

네이버는 사회적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왔습니다.


 넥스트의 교수와 학생이 성실하게 공부하고 일해왔다는 사실을 전달할 수만 있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저희의 진심이 전달된 것일까요? 네이버 이사회에서 넥스트 재단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 나은 발전 방향을 위해 IT전문가, 외부 교육 전문가, 현 교수진으로 구성된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하여 넥스트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방향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넥스트의 학생과 교수님을 믿고 이러한 결정을 내려주신 네이버 이사회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희의 목소리를 전달하는데 성공해서 진짜 넥스트의 모습을 알게되면, 저희를 도와주실거라고 믿었던 마음에 응답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저희가 네이버의 사회적 약속을 믿었던 만큼, 넥스트의 학생과 교수님을 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렇듯  "지금까지의 넥스트를 부정하지 않겠다, 더 발전하는 넥스트를 만들어 나가자"라는 의미가 분명한 내용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마음 깊은 곳에 은밀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기껏 좋은 결정이 나왔는데 배은망덕하게 의심하느냐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앞으로 일어날 변화가 정말 원래 재단에서 말했던 "넥스트의 학원화"와 다를까? 하는 두려움을 없앨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제가 이런 불안감을 지우고, 더 나은 방향으로  넥스트가 발전해나가도록 많은 분들께서 함께 지켜봐주세요. 그리고 제 이런 불안한 마음은 지난 1년 여 간, 너무나 여러번 믿음을 부정당하고, 두려움 속에서 지내왔기 때문에 그런거라고 이해해주세요... 네이버를 향한 믿음을 더 단단히 할 수 있도록, 네이버가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함께 눈여겨 보아주세요.


 넥스트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네이버는 사회적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주었습니다. 저는 처음의 마음을 잃지않고 사람을 향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내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넥스트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끝이 아닙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저희는 흔들리면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부탁드립니다.


네이버의 약속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계속될 수 있도록, 

함께 넥스트를 지켜봐주세요. 

 

-2015. 1. 29 

NHN NEXT 1기 썬, 더 호글(다영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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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응준 2015.01.29 23:51 신고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를, 그로 인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치있는 일임이 증명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썬,더 호글 2015.01.31 01:01 신고

      네! 고맙습니다!
      아직 실제로 확인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저희는 이미 너무 여러차례 믿음을 버림받았기 때문에 지금도 두려운 마음으로 네이버의 행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함께 지켜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2. 넥스트3기 2015.01.30 15:50 신고

    다영글님의 그간의 노력에 감사드려요.
    좋은 방향의 이사회 의견이지만 아직 갈길이 멀어보이네요.
    그래도 앞으로 힘들게 한발 내딛은만큼 교수님들과 위원회에서 더욱 튼튼한 넥스트를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넥스트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순간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어요.

    • 썬,더 호글 2015.01.31 01:06 신고

      말씀처럼, 한편으로는 별반 다를게 없는 내용이라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와는 달리, 우리 교수님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구조로 변경된 것만으로도 큰 변화이기도 합니다.
      빠른 시일 안에 위원회가 발족되어야겠지요..3기분들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안에 네이버에서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진행해주면 좋겠네요..
      기운냅시다 화이팅!입니다.ㅎㅎㅎ

    • 넥스트3기 2015.02.11 21:10 신고

      저 넥스트3기 교육 포기했습니다.. 3기는1년 교육이 확정되었고 프로젝트도 웹과 엡정도만 할꺼같더라구요 수강과목도 고정되었구요 그리고그밖에 많은 지원도 없을꺼같구요.. 제가 바라왔던게 돌이킬수없을정도로 바꼈습니다... 교수님에게도 말씀드려봤지만 3기는 기존방향과는 전혀 다르게흘러갈꺼같네요. 3기 이후의 넥스트는 정상화되기를 바랄뿐입니다.. ㅠㅠ 그리고 1,2기분들도 보장된 교육을 흔들림없이 받으실수있길 바랄께요

    • 썬,더 호글 2015.02.13 14:04 신고

      헉....안 그래도 3기 분들 지난번에 OT 할 때 오셨나 궁금했는데 재단 직원 분들이 계속 계셔서 가까이 가보질 못했건만..또 일이 그렇게 되었군요. 3기 교육 기간이 줄어들거라는 이야기는 들었었지만..원래 재단에서 이야기 했다는 그 방향대로 3기 교육은 진행될 모양이네요...아마 기존 넥스트 교육이랑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게 맞는 것 같은데 저도 상황은 잘 모르겠습니다. 4기부터는 기존 넥스트의 취지에 맞는 교육체제를 결정하기 위해서 교수님들께서 계속 준비 중이신 것 같아요. 못 뵙게 되어 서운하네요. 부디 가시는 길에 더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겠습니다..ㅠㅠ

 넥스트에서 겪은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한 학생이 풀어주었습니다. 이런 교수님들과, 이런 방식으로 공부해왔습니다. 이 학생이 겪은 사실을 어떠한 왜곡없이 보여드릴 수 있음에, 저 역시 함께 공부해 온 친구로써 넥스트에서 공부한 시간이 너무나 자랑스럽습니다.



<이상한 NEXT의 시험들>


  지난 20 여년간 내가 치러 본 시험을 떠올려보면 빠짐 없이 치러진 중간, 기말 고사와 자잘한 수행평가, 모의고사, 자격증 시험 및 영어 시험까지.... 100개는 족히 넘을 것이다. 이렇게 수많은 시험을 겪어낸 나에게도 넥스트에서 치렀던 시험들은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았는데 그 중 단연 압도적으로 낯설었던 두개의 시험을 소개해볼까 한다. 

 

 나의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교수님

 

소프트웨어 개론의 중간고사는 이미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용한 점쟁이를 만난 느낌이었다. 시험은 교수님과의 1:1면담으로 치러졌기에 긴장되는 마음으로 교수실 문을 열었다. 책상에는 수업에서 배웠던 단원명이 나열되어 있었고 교수님은 "잘 아는 부분과 잘 모르는 부분을 나눠 보세요"라고 하셨다. '잘 모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질문하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든 나는 잘 아는 부분을 모른다고 분류하는 꼼수를 부렸다. 그리고 잔머리를 잘 굴린 스스로가 대견했다. 적어도 교수님의 말씀이 이어지기 전까지는.

 

"흐음... 이상하네? 그 부분을 모르는게 아닐텐데?"

 

소오오오름....  나의 눈동자는 하염없이 흔들렸고 교수님은 말없이 엑셀파일을 여셨다. "쪽지 시험 볼때 학생은 그 부분은 거의 안틀렸던데? 그 부분 보다는 여기 이 부분이 좀 부족하지 않아요?" 파일에는 매 시간 보았던 쪽지시험의 결과가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었고 한 쪽지 시험에서 어느 부분을 틀렸는지까지 표시되어 있었다. 나의 완패다. 별수 없이 나는 단원명을 다시 정직하게 분류했다.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교수님은 나의 학습 쉴드를 파고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셨고 나는 벼락치기 신공으로 외운 답변들을 막힘없이 줄줄 읊었다. '이정도면 잘했지'라고 뿌듯해 하는 나에게 꼿힌 교수님의 한마디. "답이 틀린 건 아닌데... 잘 이해했다기 보다는 잘 외웠네요." 아아 교수님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바라셨습니다. '진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자신의 언어로 풀어낸 답안'이라니... 하찮은 잔머리와 꼼수를 좋은 점수를 얻어내고자 했던 나는 결국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된 부분들(결코 적지 않은...)에 대한 레포트를 제출하는 숙제를 한아름 지고 교수실을 나섰다.

 

시작시간만 있고 종료 시간은 없는 시험

 

NEXT 학생들에게는 이미 악명 높은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시험. 이 시험에는 없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종료시간이다. 이 시험에는 시작시간만 있고 종료 시간은 없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쓸 수 있고 몇시간이 걸리든 상관하지 않는다. 제출 시간에 따른 불이익은 전혀 없으며 교수님 역시 마지막 학생이 시험을 끝낼 때까지 퇴근을 미룬 채 기다려주신다. 둘째, 그 흔한 객관식도, 단답식도 없다. 문제지에는 드넓은 여백과 줄줄이 이어진 주관식 증명문제들만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요행으로 답을 맞출 여지를 전혀 주지 않고 학생이 무엇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도록 하신다. 그렇기 때문에 시험시간이 평균 5시간에서 길게는 12시간까지 걸리곤 한다. 

 

끝까지 책임지는  After Service

 

하지만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시험의 하이라이트는 시험이 끝난 후에 펼쳐진다. 시험이 끝나고 성적이 발표되면 학생들은 시험지를 확인하러 한 명씩 교수실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학생이 틀린문제를 모두 이해하고 넘어갈 때까지 이어지는 1:1 강의. 본디 시험이란 '머리에 지식을 찰랑찰랑하게 담아 들어가서 답안지에 남김없이 쏟아 비워내는 것'인 줄 알았건만... 이 처럼 단단한 빗장 수비를 만나니, 비우기는 커녕 더더 채워넣기만 하게 된다.

 

점수가 아닌, 학생을 위한 시험

 

이토록 낯선 NEXT의 시험들은 나에게 있던 '시험'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시험에 있어서 나의 목표는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었고, 그를 위해서는 시험에 나올 것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했다. 실제 필드에서의 중요도나 활용성 보다는 시험에 나올 확률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했고 그 외의 기준을 세우는 사람은 '시험에도 안 나올 걸 공부하는 바보'로 취급했다. 그러나 NEXT는 달랐다. NEXT에서 시험이란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점검하는 기회'다. 시험 점수는 등수를 매겨 칭찬과 비난을 나눠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학습상태를 점검하고 도와주기 위한 도구이다. 그렇기에 친구가 나보다 좋은 점수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도움을 망설일 필요가 없고 점수에 목숨 걸며 부정행위를 불사할 이유도 없다. 이 시험들의 유일한 부작용이라면 시험을 보고나서도 날려보내지 못한 지식들 덕에 한층 복잡해지고 무거워진 머리정도 일까.... 낯설게만 느껴졌던 NEXT의 시험들을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때가 오기를 바래본다. (고통은 나누면 반이 된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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